
필리핀의 작은 공동체에서 열린 천국환송예배에 많은 분들이 함께 모여,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긴 한 선교사님의 삶을 기리게 되었습니다. 페트루스 선교사님께서는 소리 없이, 조용히, 그러나 한결같이 협력하며 자신의 삶을 헌신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분을 기억하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결같이 강조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선교사님께서는 결코 앞에 나서지 않으셨지만, 언제나 조력자의 역할을 기꺼이 감당하셨고, 겸손하게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여러 선교 단체들과도 오랜 기간 협력하며 지속적인 동역을 이어오셨으며, 삶의 자리에서 묵묵히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셨습니다. 선교사님께서는 진정 ‘섬기는 종’의 삶을 사셨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특히 바자오족(Sea Gypsies)과의 인연은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필리핀 사회에서 불가촉천민으로 살아가야 했던 이들에게 선교사님께서는 직접 찾아가셨고,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단순한 도움을 넘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그들의 미래를 변화시키기 위해 힘쓰셨습니다. 예배에서 한 바자오족 자매님께서 마이크를 들고 눈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선교사님의 한 사람을 향한 섬김이 그 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었습니다.

천국환송예배는 선교사님께서 개척하신 교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바자오족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산간 지역에 농장을 시작하셨고, 그 중심에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이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며 선교사님을 천국으로 환송하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예배 후에는 유가족분들을 위로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최 선교사님과 가족분들, 그리고 필리핀 클라크에서 오신 김일권 선교사님, 태국에서 오신 황준기 선교사님께서는 필리핀의 전통 음식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셨습니다.
선교사님께서 67세의 나이에 소천하셨기에 아쉬움이 남는 이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분께서 39년 동안 한결같이 헌신하며 불가촉천민을 섬기고,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산간 지역에 농장을 개척하시며 신앙 공동체를 세우신 사역은 앞으로도 많은 분들에게 깊은 감동과 도전을 줄 것입니다. 이번 천국환송예배를 통해, 예수님의 성품을 닮아 살아가는 선교사의 삶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선교 전략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겸손히 섬기는 삶,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삶. 그것이야말로 선교사님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가장 큰 유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선교사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기억하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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